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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탄생

rorebs 2024. 2. 18. 11:10


7.1 청소년 소설을 펴내는 문학 레이블에서발간한 책인데 표지에 연작탐정소설 이라 적혀있는 게 퍽 호기심을 자극했다.아니나 다를까탐정소설의 탈을 쓴 성장 소설 같은 게 아니라내용 또한 정말로 탐정소설 그 자체였다. 탐정소설이 추리소설로 이름이 바뀐 지 오래된 것으로알고 있다.추리소설 초창기 땐 탐정이 주인공으로서 활약하는 소설이라 탐정소설로 불렸다는데 이 작품의 수록작들도 그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자칭 탐정이 등장하고 조수를 대동해 동네에서 벌어진사건을 멋대로 추리하고 진상을 밝힌다. 이때 강조하고 싶은건 스케일이 작을 거라 생각하고 봤다간 처음부터 피가 튀는 사건이 다뤄짐에 놀랄 수 있다는 것이다. 추리소설 좀 봤다고 하는 사람들한테는 사실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소설이다. 셜록 홈즈를 오마주하는 소설이 한두 개도 아닌데 이 작품은 너무 개봉동 홈즈 니 뭐니 하면서 대놓고 티를 내서 민망한걸 넘어신선할 지경이었다. 추리소설가 지망생에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모임 소속이자 자칭 개봉동 홈즈로서 사건을 쫓는 주인공은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실상은 초라한 백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의외성을 가진 캐릭터야말로 사건의 진상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법인데 이 작품은 언뜻 허술해 보이는 탐정을 내세워 나름 정석적인 추리소설의 전개를 펼쳐 장르 자체의 장벽을 상당히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래, 추리소설을 처음 읽는 초심자들이 읽으면 괜찮은 책이다. 성인이 읽는 소설, 청소년이 읽는 소설, 아동이 읽는 소설... 이렇게 독자 연령층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로 구분하고 싶진 않지만 최근 청소년대상의 소설을 연달아 읽다 보니 아무래도 작가가 작품을 쓸 때 상정하는 독자 연령층을 간과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탐정의 탄생>은 좀처럼 국어로 된 추리소설이 많이 없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권장할 만한 도서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성인 독자한테도 추천하기엔 주저된다. 기대 이상으로 본격적인 추리소설이고 내가 홈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홈즈를 좋아한다면 그렇게 나쁜 작품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추리소설의 매력이란 어떤 것인가 하고 맛보기에 가까운 수준이라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 된다. 총 4개의 단편이 수록됐는데 뒤의 두 작품은 그래도 꽤 괜찮았다.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 섬에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머리털을 연쇄적으로 뜯어내는 범인을 추적하는 내용의 에피소드(;;)는소재도 신선했고 결말도 나쁘지 않았으며마지막 에피소드 같은 경우엔 끔찍한 비극이 발생했을 때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자와 죗값을 치루지 않는 가해자를 통해 사회의 병폐를 지적하는 등뼈가 담긴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후속작에 대한 암시도 남기면서 제법 인상적인 결말을 냈으나... 개인적으로 그 암시가 너무 과한 암시가 아니었나 싶다.오마주한 티를 덜 냈더라면 오그라들지 않고 좋았을 텐데, 이것 때문에라도 추천하기 망설여진다. 인상 깊은 구절 과연 그런 게 인생일까?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시시하고 어이없는 세계로 기꺼이 들어가는 일인 건가? - 94p 온통 무성한 소문들뿐이었다. 다들 알고 있고, 입에 올리지만 정작 진실관느 거리가 멀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 간격 어딘가에서 죄인처럼 숨어 지내는 피해자와 삶을 송두리째 망쳤다고 믿는 가해자가 있었다. - 201p 꼰대 소리 듣기 싫어서 안 하고는 있는데 요즘 애들 왜 이러냐? 우리 때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어른들이 만든 지옥이 학교 안으로 옮겨 가서 그래요. - 217p
학교와 아이들을 괴물로 만드는 비정상적인 사회와 어른들에게 던지는 묵직한 돌직구!

일가족이 몰살되었다. 큰딸과 할아버지만 살아남았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모두 함께 죽기로 작정하고 가족들에게 독약을 먹인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추리소설 작가이자 탐정인 민준혁은 이 사건을 은밀히 파헤쳐 보기로 하고 조사에 들어가는데 사건 현장에 또 한 사람의 방문자가 있었다. 살아남은 큰딸의 학교 친구라는 작은 체구의 소년. 이름은 안상태. 두 사람은 이 만남을 계기로 함께 사건의 비밀에 접근해 간다.

명탐정의 탄생 은 역사교양서와 미스터리가 가미된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 온 정명섭 작가의 연작탐정소설이다. 미스터리와 청소년소설, 학교와 사회, 어른과 아이, 중학생과 삼십 대 백수 커플이라는 이질적이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조합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아내고 있다.

「개봉동 소년 특공대」는 연작소설의 두 주인공 민준혁과 안상태가 처음 만나는 작품이자 소외와 외로움이 얼마나 큰 파국을 낳게 되는지 보여 준다. 「백발마녀 전」에서는 중학생인 안상태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더불어 좀처럼 속내를 터놓지 않는 안상태의 불우한 집안 환경도 슬쩍 드러난다. 「죽음의 캠프」는 스트레스로 인한 청소년 탈모 문제를 소재로 하여 가장 취약한 부분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희극적으로 담아 내고 있다. 머리카락 도둑을 잡아 달라는 의뢰를 받은 안상태와 민준혁은 함께 섬으로 들어가는데 밀실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갈수록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마지막 작품인 「그날 이후」는 이번 연작소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다.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되어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남학생이 함께 공모하여 약자에게 한없이 가혹한 세상을 향해 날리는 돌직구는 꽤 깊은 감동과 희열을 함께 안겨준다.


개봉동 소년 특공대 9
백발마녀 전 49
죽음의 캠프 99
그날 이후 181
글쓴이의 말 229

 

The Vegetarian 채식주의자 (영국판)

맨부커 상으로 인해 유명해진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세간에 너무나도 유명세를 타고 있길래, 한글판과 영문판 모두 구매하여서 읽어보았다.영문판의 번역이 너무나도 잘 되었다는 소리도 들었기 때문.하지만, 역시 책은 개개인에 따라 취향이 다른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닳았다.많은 사람들의 호평과는 달리 흥미롭지도, 재미있지도, 내가 끌리게끔 만드는 매력도 없었다.영문판도 읽어보았다. 번역이 잘 되었다고 해야하나, 물론 쉽게쉽게 읽히기는 하지만한국에 대한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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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줄 걸 그랬어

책 속의 책, 이야기 속의 이야기 이 책은 그림책으로는 독특하게 액자식 구성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뒷마당으로 날아온 판다 ‘고요한물’이 들려주는 세 편의 우화는 바로 달을 줄 걸 그랬어 의 주된 이야기가 됩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이야기를 듣는 삼 남매의 상황과도 잘 어우러져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책 한 권을 다 읽은 뒤에는 마치 세 권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풍성한 이야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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