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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원철 스님이 도심 속에서 살며 보고, 듣고, 느낀 일상의 생활에 대한 사색을 담은 산문집이다. 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원철 스님은 명문장가로 꼽히며 전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분이라 한다. 글 한편 한편에 스님의 깊은 사색과 고민, 성찰이 느껴진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일들이 가벼운 문체로 쓰여 있다. 그러나 글 속에 숨은 의미와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게, 묵직하게 다가온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물, 자연 등을 다시 곱씹게 되는 그런 책이다.   특이하고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일반인에게 어려운 경전의 구절과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불가의 경전 구절, 격언,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이해하기 쉽고 공감되게 일상생활과 연결하여 풀어낸다. 충분한 지식과 내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이런 글을 쓰고 싶고 소통하고 싶다.  이 산문집은 일상에, 일에 치이느라 힘들고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에 쉼표를 찍어주는 책이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한 편씩 읽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알고 보면 삶이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살다 보면 우애 때문에 금을 버려야 할 경우도 있고, 삼 때문에 금을 버려야 할 상황도 만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애도 살리고, 삼도 버리지 않으면서, 금까지 손에 쥘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의 복잡한 셈법이다. 도를 닦는다고 할지라도 의식주 어느 한 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으며, 더불어 대중 생활을 하면서 의리를 헌신짝처럼 저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29쪽).”  “《주역》에 이르기를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고 했다. 씨과실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부는 씨앗 주머니를 베고 죽는다는 뜻이다. 내가 죽어도 뒷사람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대의 ‘종자전쟁론’의 근거인 셈이다. 하지만 IMF 때 많은 국내의 종자 기업이 외국계 회사로 팔려나갔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경제 논리 앞에 씨과실 마저 남에게 넘겨버렸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석과불식 정신도 사라진 것이다(166~167쪽).”

스님의 일상과 수행, 불교 경전과 옛 선사들의 이야기,자연의 이치와 공간에 대한 깊은 사색을 통해 삶의 혜안을 배우다 법정 스님을 잇는 불교계 대표 문장가 원철 스님의 최신작!!신간 스스로를 달빛 삼다 自月明 는 산사에서 돌아와 다시 도심 생활을 시작한 ‘노마드 스님’ 원철 스님의 산문집이다. 법정 스님을 잇는 불교계의 대표적인 문장가로 손꼽히며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을 써온 원철 스님이 일간지와 여러 종교매체에 응제(應制)받아 쓴 글들을 ‘자월명’이란 주제에 맞게 모으고 다듬었다. 이 책에는 도시와 산속을 오가는 수행자로서의 일상과 경전 및 선어록에 대한 탐구, 그리고 자연의 이치와 공간에 대한 깊은 사색이 담겨 있다. ‘깨어 있는 마음’ ‘조화로운 삶’ ‘삶의 이면’을 바라보는 스님의 시선과 담박한 무심(無心)의 언어는, 진정한 삶의 가치와 자기 성찰, 그리고 반짝이는 깨우침을 함께 전하며 현대인의 꽉 막힌 가슴의 문을 조용히 두드린다.

서문_샘물의 바가지가 아니라 우물의 두레박이 되어

自 _ 걸음 따라 나를 되짚다
제 잘난 맛에 살다
버려야 사는 도리도 있다
삶이라는 복잡한 셈법
인간계와 축생계 사이에서
목침 떨어지는 소리에 깨달음을 얻다
버섯은 아무나 만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진정한 수행의 시작
기회는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경치만 좋다고 명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래욕
개의 마음까지 읽다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없다
바쁨 속에서 느긋함을 찾아가다
인과는 되돌아오게 마련
내가 선 자리가 바로 룸비니 동산이어라

月 _ 나는 너를 떠나지 않았고 너도 나를 떠나지 않았다
신통한 능력으로 세상을 주름잡다
법을 보는 자 붓다를 보리라
모든 인간사는 때가 중요하다
두 얼굴의 남자를 만나다
삶은 관계의 조화로움으로 이루어지니
나는 너를 떠나지 않았고 너도 나를 떠나지 않았다
달마 대사가 파밭을 거닌 이유
등신불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시, 목화를 만나다
음식도 결국 사람이다
어쨌거나 모든 것은 변해가기 마련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경계인의 삶
좋은 글을 반복하여 읽으면 사람이 바뀐다

明 _ 해와 달, 산과 바람, 사람을 살게 하다
달빛을 만나다
매화의 두 얼굴
바람이 부니 머리카락도 휘날린다
연못을 메운 자리에 사찰을 짓다
도톤보리 거리에서 성철 스님을 떠올리다
내 것인 동시에 남의 것인 공간
사람이 살아야만 보존이 되는 집
바위가 많은 산으로 가라
물이 모이는 자리는 풍요롭다
꿈꾸는 집
공(空)은 좋은 것이다
명당은 만들어진다
하늘을 이고 서 있는 비석
옛 것을 본받아 새롭게 창조하다
덕의 향기로 가득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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